1. CPI(소비자물가)와 PCE 물가란 무엇인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는 209개 재화/서비스 항목과 2개의 주거 관련 항목 등 총 211개 항목으로 나뉘며, 소비자 지출 조사(Consumer expenditure survey)에 기반한 가중평균으로 집계한다. 매월 소비자물가 지수 통계로 접하는 것은 CPI-U(Urban), 즉 도시지역의 소비지출을 한 것으로 93%의 인구를 커버하는 대표성을 지닌다. 임금소득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 통계인 CPI-W(wage workers)도 있다.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 price index)는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품목들의 가격 변화를 포착한다는 점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와 유사하다. 다른 점은 소비자물가지수가 기준년에 소비지출 바스켓(비중)을 고정시켜 놓은 것과는 달리, 개인소비지출은 집계 당시의 소비지출 구성이 기준이다.
CPI와 PCE의 장단점과 차이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비중을 고정한 후 매월 집계되는 가격 변화를 반영하면 되기에 경제성, 시의성에서 우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소비되는 여러 품목 중 200여 개 가격 변화에 한정되어 집계하고 품목별 소비 비중이 고정되어 있으므로 실제 체감하는 물가와는 괴리가 클 수 있다. 최근 CPI가 물가 상승률을 과대계상하 고 있다는 지적도 이러한 특징에서 비롯된다.
PCE 물가지수는 계산 방식이 난해하며, 총 지수가 각 구성항목 합이나 가중평균과 일치하지 않는다. 대신, 소비지출 전체에서 나타나는 가격 변화를 포착하기 때문에 CPI에 비해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현재 명목 소비지출이 기준이므로 개별 품목의 가격 변화로 유발되는 대체효과를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고기 가격이 급등한 경우 사람들이 대체재인 돼지고기 소비를 더 많이 늘린다는 것이 반영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장점때문에 연준도 CPI보다 PCE 물가 변화에 더욱 방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편다.
실제 Headline CPI와 Headline PCE, 그리고 Core(핵심: 식료품과 에너지 제외) CPI와 Core PCE를 그려 보면, CPI 상승률이 PCE 상승률을 대부분의 구간에서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인플레이션 구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2022년 6월 Core CPI는 전년대비 5.9% 상승한 반면 Core PCE는 4.8% 상승에 그쳤다.
CPI와 PCE의 차이는 방금까지 기술한 1) 산정 방식 차이와 2) 가격 변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대체효과 반영 여부에서도 설명되지만, 3) 구성 항목의 비중 차이에서도 상당 부분 설명된다.
가장 큰 차이는 CPI가 PCE에 비해 1) 주거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2) 의약품/의료 서비스 등 의료비 비중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의료비는 Medicare, Medicaid 등 정부 지원이 상당 부분 수반되는 관리 물가의 영역이다. 따라서 실제 사람들의 소비지출 내에서는 작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
Sticky CPI와 Flexible CPI
애틀랜타 연은에서 집계하는 경직적 물가(sticky)와 신축적 물가(flexible) 개념도 있다. Flexible CPI는 가격 변동이 빈번한 항목들이 대상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차량 연료(motor fuel)나 식료품처럼 한 달 사이에도 크게 가격이 변동하는 품목들이다. 반면, Sticky CPI는 일정 충격에도 가격이 잘 변동하지 않는 품목들을 대상으로 한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연구에 따르면, flexible과 sticky를 가르는 기준은 가격 변동의 빈도가 4.3개월을 초과하는지 여부인데, 이를 초과할 경우 가격이 경직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주거비이다.
Sticky와 Flexible CPI 산정에 있어 처음부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품목들만으로 집계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각각 core sticky와 core flexible CPI라고 한다. Core flexible CPI 상승률이 크게 높아졌다가 최근 들어 급격히 낮아지는 현상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품목 중 빈번한 가격 조정이 발생하는 중고차 가격 변동에 대부분 기인한다. Core sticky CPI는 임차료와 자가 주거비를 합한 주거비(shelter) CPI와 상당 부분 동행한다.
최근 일부 투자자는 Headline CPI 상승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직적인 물가 (sticky CPI) 상승세가 가속화됨을 들어 향후 인플레이션이 더욱 본격화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Core sticky CPI가 전술한 중위수(median) CPI와 동행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계속 상승폭을 확대해 왔음을 감안하면 이런 지적은 타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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