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수소에너지, 수소경제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수소는 어디에나 있다. 원자번호 1번 수소는 우주물질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다. 지역적 편중이 없는 보편적 에너지원이며 장기간 대용량의 저장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수소는 에너지 효율이 높다. 수소의 질량당 에너지 밀도는 142kJ/g으로 휘발유의 4배, 천연가스의 3배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수소는 산소와의 화학반응으로 열과 전기를 생산한 이후 생성되는 부산물이 물(H2O)밖에 없어 환경 친화적인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수소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이상적인 에너지원 으로 손꼽혀왔으나, 수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폭넓은 상용화가 지연 되었고, 특정 산업 영역에서만 일부 사용되는 데 그쳤다. 2003년 미국 부시 행정부에서 수소 연료 이니셔티브(Hydrogen Fuel Initiative)를 통해 수소를 국가 에너지 정책으로 추진하기도 했으나, 경제성과 활용 측면에서의 기술적 한계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사실상 폐기된다.
그러나 최근 10여년간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의 고도화와 수소전기차의 상용화로 수소의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면서, 수소에 대한 기대가 다시 한번 고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국의 경제재건 정책으로 그린뉴딜과 수소산업이 채택되면서, 이제 정부와 기업 모두 앞다퉈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외치고 있다. 그렇다면 수소경제는 무엇을 의미할까?
수소경제라는 용어가 등장한지는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인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소경제는 1970년 미국 자동차 기업 GM의 기술센터 강연에서 텍사스 A&M 대학교 교수인 존 보크리스(John O’M Bockris)가 ‘수소가 석유를 대체하여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에너지시스템 및 경제’라는 의미로 처음 언급했다. 그리고 1973년 미국 가스기술협회의 그레고리 (D. P. Gregory) 박사가 ‘The Hydrogen Economy’라는 제목의 칼럼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Scientific American)에 게재하면서 수소경제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
수소경제는 명문화된 정의 외에도 기존 화석 연료 중심의 탄소경제에서 벗어나겠다는 에너지 전환의 의미를 담고 있다.
수소경제를 기존의 탄소경제와 비교하면, 탄소경제는 석유, 석탄, 가스 등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 자원이 중심이 되며 97%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수소경제는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수소를 중심으로 활용하여 국내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에너지 공급구조 측면에서는 탄소경제의 경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중앙집중형 에너지 수급구조를 띄며, 입지적 제약이 크다. 반면, 수소경제는 소규모 분산형 에너지 수급구조를 갖고 입지적 제약이 상대적 으로 적다. 시장경쟁 측면에서 탄소경제는 자원개발과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한 반면, 수소 경제는 기술경쟁력 확보와 규모의 경제가 관건이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Net-Zero)을 선언하고, 이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중요한 정책적 수단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수소는 경제성의 이유로 대부분 정유, 석유화학, 제철 등의 공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거나, 천연가스를 통해 생산되고 있어, 탄소경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화력발전을 통한 전력을 사용한다면, 이 또한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고, 일부 산유국에 집중된 화석 연료의 공급 체인에서 벗어나 혁신기술을 통해 에너지 공급과 수요 전체 영역에서 수소를 주요 에너지 유통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왜 수소에너지에 주목하는가?
수소경제의 핵심은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시스템을 수소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므로 수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면 환경, 에너지, 사회 및 경제 분야 등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에너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4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수소에너지는 특정 국가 또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장되어 있는 화석에너지와 달리 지역적 편중이 없는 보편적인 에너지원이다. 지구 표면에서는 산소와 규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원소이며, 우주에서는 질량 기준으로 약 75%, 원자 개수로는 90%를 차지하는 가장 풍부한 원소이다. 따라서 활용에 대한 기술적 난이도는 높지만 현재 화석 연료의 97% 이상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생산이 가능한 수소를 활용하여 에너지원을 다각화하면 해외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
둘째, 수소는 산소와 반응하여 열과 전기를 만든 후 부산물로 물(H2O)을 남기는 친환경 에너지 이다. 수송 및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탄소 저감으로 탄소 비용을 줄이고, 태양광 및 풍력과 같이 기후에 따른 간헐성과 변동성, 지역간 편차 등의 재생에너지의 근본적 한계를 보완해주는 보완재의 역할을 함으로써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복귀한 상황에서 글로벌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기본방향인 ‘에너지 전환’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수소가 미래에너지로서의 재생에너지 확산을 보완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수소는 에너지 운반체(Carrier)로서의 역할을 하며, 저장 및 운반에 활용도가 높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에너지 운반체인 전기와 비교하면 저장하기 쉽다는 것은 수소가 갖는 큰 장점이다. 현재 기체 상태로 수소를 압축해 저장하는 기술이 상용화된 상황이며, 부피를 800배나 줄일 수 있는 액화수소 저장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저장 용이성은 유통뿐만 아니라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도 이점이 있다. 실제로 기체수소 충전소는 부지 약 250평이 필요 하지만, 액화수소 충선소는 3분의 1 정도인 약 80평이면 충분하다. 이 때문에 도시 내에 설치 하기 용이하여 인프라 구축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넷째, 수소에너지는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미래 성장동력 아이템으로서 차량을 중심으로 한 수송 분야에서부터 전기, 열 등 전반적인 에너지 산업에 걸쳐 다양한 미래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수송 부문에서는 승용차부터 상용차, 열차, 선박, 드론, 건설기계 등 모든 운송 분야에 수소가 활용되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창출할 수 있다. 한편, 에너지 부문에서는 친환경적 이면서 고효율 방식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연료전지가 분산형 전원의 대표적 기술로 떠오를 것이다.
수소 관련 산업은 협력 부품업체가 많고, 수소 생산-저장 및 운송-활용 등의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다양한 산업과 연계가 되어 있어 전방산업뿐만 아니라 후방산업까지 파급효과가 크다. 전기차보다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 수가 많은 수소차와 연료전지 등은 협력업체가 대부분 중소 혹은 중견기업이기 때문에,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협력기업들의 성장과 고용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수소 생산, 저장 및 운송, 활용 등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은 화학·금속·기계 설비 등 관련 산업의 투자와 고용 및 시장확대를 촉진한다. 즉, 새로운 시장의 형성은 물론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관련 산업의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수소경제 전망과 주요국 동향
글로벌 수소 생산시장은 2020년 기준 1,290억 달러(148조 6,000억 원)로 추정되며 2025년 까지 연평균 9.2%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수소 생산시장의 규모가 전체 수소시장의 규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소 생산시장은 저장 및 운송, 활용 등 전방 밸류체인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수소 생산 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달하며 2025년까지 연평균성장률도 10%로 가장 높게 나타난다. 이는 해당 지역에 중화학 공업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어 부생 수소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생 수소보다는 탄소배출이 없는 녹색 수소가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더욱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전해 방식에 대한 R&D가 활발히 실시되고 있으며, 특히, 100MW급 이상의 대규모 수전해 실증사업이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수소경제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조성한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시장은 2030년까지 약 1억 톤, 2050년까지 5.5억 톤으로 연평균 9%씩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에너지로 환산한다면,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3%, 18%에 해당한다. 또한, 블룸버그 전망에 따르면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강력한 정책을 실시할 경우 2050년 수소 수요는 최종 에너지 수요의 24%에 해당하는 696MMT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운송용, 발전용, 산업용 등의 순서로 수요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매년 약 60억 톤 감축하고, 수소 및 관련 장비에서 연간 2조 5,000억 달러(2,871조 원)의 시장과 3,000만 개의 누적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주요 국가별 수소경제 대응 동향
친환경에너지원으로서 수소가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주요국 정부는 수소산업 육성 계획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수소경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균형 있는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각 국가별 중점 전략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주요국들은 수소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관점에서 정책목표를 수립하고 실행 과제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 : 2030년까지 수소 자급률 100% 달성 목표
- 기업들로 구성된 전국 단위 민간단체인 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협회(Fuel Cell and Hydrogen Energy Association, FCHEA)는 2010년에 조성되어 2020년 ‘미국 수소경제로의 로드맵’을 통해 연간 7,500억 달러 수익과 340만 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2050년까지의 수소경제 구축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BMW, 토요타, 보쉬, 퓨어셀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2021년 7월 기준 현대차, 두산중공업도 회원이다. 또한, 미국 정부는 민관 협력단체인 H2USA를 2013년 조직하여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해 ‘H2@Scale’ 프로젝트를 2019년에 발표했다. 동 프로젝트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이행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으로 수소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 하는 것이 핵심이다.
EU : 독일을 중심으로 2050년까지 대규모 생산체계 도입
-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2020년 7월 ‘EU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팬데믹으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그린 딜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세계 수소 산업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 중 청정 수소의 비중을 23%까지 확대 하고 연간 매출 6,300억 유로의 수소경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주 목표이다. 특히, 유럽의 수소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독일은 2020년 6월 2050년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국가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기존 에너지원을 수소로 대체하기 위해 90억 유로를 투자하여 수소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중국 : 해외 기업 간 파트너십 체결과 수소도시 건설
- 미세먼지 등의 국가적 문제로 탈화석 연료를 외치고 있는 중국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저탄소 에너지 활용을 확산시키기 위해 최근 들어 적극적인 수소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기 시작 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경제 정책의 핵심은 수소차 및 수소 충전소의 보급, 부품 일찍이 수소에 주목한 미국은 다양한 민간 및 민관 협력 단체에서 수소경제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진행해 옴 10 Samjong INSIGHT Vol. 79·2021 국산화, 수소 생산 기반 구축, 정부 지원금 확충 등으로 구성된다. 중국 내 수소 수요는 2050년 까지 5,000만 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종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수소차 보급목표는 2020년 5,000대, 2025년 5만 대, 2030년까지 1,000만 대로 수소 충전소는 2020년 100개소, 2030년 1,000개소로 설정하고 보조금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 민관협력을 통한 프로젝트 진행과 국제 수소 공급망 구축
- 로드맵에 따르면 공급 측면에서는 호주 갈탄 등 저렴한 해외 미이용 에너지를 활용하여 조달 및 공급 비용을 절감한 국제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활용 측면 에서는 발전단가를 17엔/kWh까지 낮춰 2030년에는 수소 발전을 상용화하고 발전 용량을 15~30GW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급망 구축을 위한 수요 확보 차원에서는 수소 모빌리티를 확산시키고자 수소차 80만 대, 수소 버스 1,200만 대, 수소 충전소 900개소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그 외에는 2030년 530만 대 도입을 목표로 가정용 연료전지인 에네팜 (Enefarm) 등 가정용 수소 공급체인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호주 : 3대 수소 수출국 달성과 수소허브 조성
- 호주는 2018년에 ‘국가 수소로드맵’을 발표하며 지속가능한 수소산업으로 가는 방향을 제시 했다. 해당 로드맵은 호주 수소산업의 전 밸류체인에 걸친 기술개발, 시장 현황 및 전망, 그리고 투자 관련 정보를 담고 있다. 이후 2019년에는 ‘국가 수소전략’을 발표하면서 2025년 전후를 기반 구축과 실증 시기, 대규모 시장 활성 시기로 구분하여 각 시기에 맞는 수소경제 구축 전략을 제시했다. 호주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국가간 양자협력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3대 수소 수출국 달성과 같은 목표도 수립했다. 중국은 해외기업 간 파트너십 체결과 수소도시 건설, 일본은 국제 수소 공급망 구축 등으로 수소경제 추진 중 Thought Leadership I 11 호주의 수소 전략 핵심은 ‘수소허브(Hydrogen Hub)’ 조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대규모 수소 유통 중심지로서의 수소허브를 구축하여 공간적 집약을 통해 효과적인 인프라 개발, 규모의 경제 확보, 기술혁신 촉진, 부문간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등의 효과를 도모하는 것이다.
국내 수소경제 전망 및 정책 동향
한국은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을 수립하고 후속 대책 6건 수립, 핵심기술 개발 등에 약 3,700억 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왔는데, 그 결과 글로벌 수소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먼저, 수소차는 2020년 기준 연간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이 6,500여 대로 2019년 대비 약 35.3%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전 세계 수소차 시장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에도 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출국이 확대되면서 해외 시장 개척 성과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 트럭은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체계를 갖추고 2025년까지 10톤 급 수소 트럭 1,600대를 스위스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수소경제 확산의 핵심 인프라인 수소 충전소는 2021년 7월 기준 총 100개소가 설치되어 있지만, 2022년 목표치인 310개소를 달성하려면 충전소 설치 속도가 아직은 미흡한 상황이다. 한편, 연료전지의 경우 발전량이 2019년 기준 408MW로 우리나라가 글로벌 보급량의 40%를 보유하며 1위를 차지했다.
한편, 민간 투자도 활성화되고 있다. 정부의 수소 정책에 호응하여 기업들이 약 47조 원 수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SK, 현대차, 포스코, 롯데케미칼, 한화, 효성 등 6개 기업이 그린 및 청색 수소 등 생산 분야에 약 15조 원, 액화플랜트 등 저장 및 유통에 8조 원, 발전수소차 등 활용분야에 24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스오일 등 정유 기업들도 미래 신산업 차원에서 수소경제 비전을 발표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국내 정책적 대응 동향
한국의 수소경제는 2005년에 수립한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마스터플랜에서 시작한다. 마스터 플랜에서는 2040년까지 최종 에너지 중 수소 비중을 15%를 목표로 수소경제 구축을 위한 단계별 개발 및 보급, 연료전지 산업화,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2017년에는 H2KOREA를 창립했는데 이는 유럽의 FCH-JU, 미국의 H2USA와 같이 수소 보급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의체로 총 70개 기관 회원이 가입되어 있다. 2019년에 이르러서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전 분야의 목표 및 전략을 담고 있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발표됐다. 로드맵에서는 2022년까지 수소경제 준비기, 2030년까지 수소경제 확산기, 2040년까지는 수소경제 선도기로 구분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이라는 구호 아래 ①수소차 및 연료전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달성, ②화석 연료 자원 빈국에서 녹색 수소 산유국으로의 진입을 주요 비전으로 제시했다.
밸류체인별로 추진목표를 살펴보면 먼저 생산에서는 부생 수소, 추출 수소, 수전해, 해외생산을 모두 합쳐 2040년까지 연간 526만 톤 이상까지 늘리고 kg 당 3,000원까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2019년 수소가격은 1kg 기준으로 미국 13~15달러로, 일본 1,000~1,100엔, 독일 10유로, 한국은 8,000~10,000원 대로 나타난다. 수소 가격은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 시설의 대형화뿐 아니라 액화수송 및 파이프라인 활용, 해외로부터의 대규모 수입 등과 같은 도입 방식의 변화를 통해 절감될 수 있다. 정부는 수소 충전인프라가 구축될 때까지 수송용 수소에 대한 비과세를 유지할 것이며, 생산량 증대와 운송비 절감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수소경제 밸류체인 구성
- 수소경제 밸류체인은 생산, 저장, 운송, 충전, 활용으로 구성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제 2조에 의하면 ‘수소산업’이란 수소의 생산·저장·운송·충전·판매 및 연료전지와 이에 사용되는 제품·부품·소재 및 장비의 제조 등 수소와 관련한 산업을 말한다. 이를 토대로 수소경제 밸류체인을 구성하면 크게 수소에 대한 생산·저장·운송·충전·활용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원료로부터 수소가 생산되면 기체, 액체, 고체, 액상 화합물 형식으로 저장되고 이를 트레일러나 파이프라인, 탱크로리(액체 저장 탱크)를 통해 충전소 또는 최종 활용처로 운송한다. 수소는 수송용, 산업용, 건물용, 발전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수소 유형별 특징
수소 저장: 물리적, 화학적 저장 방식 존재
수소 운송: 튜브트레일러, 파이프라인, 탱크로리, 선박
수소 충전: Off-site(중앙 공급 방식)과 On-site(현장 공급 방식)
에너지원의 변화는 산업적 전환을 견인
-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바뀔 때마다 성장하거나 쇠퇴하는 산업이 존재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바뀔 때마다 산업적 전환이 이루어졌다. 인류가 불을 사용하면서 농업이 시작되었고, 석탄을 최초의 동력원으로 사용하면서 산업 혁명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후 석유가 주요 에너지원이 되면서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었고, 지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면서 현재 인류가 누리고 있는, 정보통신 중심의 현대 문명이 발전할 수 있었다. 이제 인류는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그 결과 친환경에너지원인 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기억해야할 점은 에너지원이 바뀌는 시기마다 성장하거나 쇠퇴하는 산업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즉, 탄소 기반의 사회에서 수소 기반의 사회로 바뀌는 대전환의 시기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장에서는 앞서 살펴본 수소경제 밸류체인을 토대로, 떠오르는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기 위하여 기업이 던져야 할 화두가 무엇이며 그 화두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국가나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다양한 수소 활용 분야 중 성장하는 시장은 어디인가?
수소 활용 분야는 수송용, 산업용, 건물용, 발전용 등 분야가 다양하다. 이 중 수소 활용 분야로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수소 연료전지차’로 대표되는 수송 분야와 연료전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발전 분야를 들 수 있다. 이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수소경제 활성화 국가비전이 ‘수소차·연료전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인 것을 보면 더욱 뚜렷이 알 수 있다. 수소경제 관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는 하나 국내 수소차 및 연료전지 산업은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수소차의 경우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일본 기업인 토요타, 혼다와 더불어 양산 선두업체로 인정받고 있으며 연료전지의 경우 발전용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선도해 나가고 있다.
기업이 비즈니스를 영위할 때 고려할 요소와 정부의 정책적 목표를 모두 아우 르는 관점에서 주요 비즈니스 기회를 선별하였다. 우선, 비즈니스 측면에서 1)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존재하는지, 2) 시장이 점차 성장할 가능성이 존재하는지를 고려하였다. 즉, 현재 선도 하고 있는 분야보다는 향후 시장을 선점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분야이면서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시장을 구분하고자 했다. 또한 정책 측면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함에 있어 충분한 영향력이 있는 시장인지도 유의한 요소로 보았다. 단, 정량적인 수치가 아닌 정성적 평가에 의거하였기 때문에 ‘주요’ 비즈니스 기회라고 명명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송 분야에서는 상용차 시장 및 수소 연료 추진선 시장을, 산업 분야에서는 철강 산업의 수소환원제철 시장을, 건물용 및 발전용 분야에서는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SOFC) 시장을 도출하였다.
수소경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방향
1. 시장 진출 시 외부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적 제휴 고려
2.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기업 R&D 및 정부 정책을 긴밀하게 연계
3.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시키기 위하여 밸류체인 전 주기를 아우르는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 추구
출처 : 삼정KP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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