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던것은?
우리는 택배를 얼마나 자주 받고 있을까? 한국통합물류협외에 따르면 국내 경제활동 인구를 기준으로 1인 당 연간 받는 택배 상자는 2016년 48.8개에서 2020년 122개로 지난 4년간 2.5배 늘어났다. 이제 1인 당 약 3일에 한 번 꼴로 택배를 받아보고 있는 셈이다. 택배 물동량 또한 2019년 대비 20.9% 폭증하며 2020년 33.7억 박스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 19 1차 대유행 시기인 2020년 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1.7%의 증가세를 보였따.
택비 이용 횟수와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2020년 국내 총 택배시장 매출액은 7.5조 원을 넘어섰다. 2015년 처음으로 4조원 시대를 열고 난 이후, 5년만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코로나라는 특수성을 발판 삼아 물류산업은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물류산업의 성장요인은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인구사회구조의 변화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베이비품 세대가 온라인 시장으로 진입하며 나타난 소비 트렌드 변화가 물류산업의 활성화를 이끌게 되었다. 두 번째는 이커머스의 급속 성장도 물류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들이 많아지고 온라인 구매가 더욱 많아짐에 따라 물류 서비스의 성장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3rd Party Logistics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물류 업계에서는 3자 물류 전문 기업에게 물류 사업을 이관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유통회사가 직접 물류센터를 가지는 것이 아닌 물류 전문 기업에게 위탁하는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급격한 물류 서비스 활성화를 이끌었다. 1인 가구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소비하는 것보다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훨씬 많다. 온라인을 활용하다보니 택배 물동량은 자연히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또 하나의 성장동력이라면 베이비 붐 세대가 온라인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기존에 인터넷 사용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60대 이상에서 온라인 쇼핑 인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온라인 쇼핑에 도전한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고 이들이 물류산업을 성장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한국은 이커머스 산업이 발달했음에도 여전히 고성장하는 산업이다. 기존에 온라인에서 팔지않던 물건들도 온라인을 통해서 판매하면서 판매상품이 다양화 되었고 그것은 바로 물류와 직결되었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서 이커머스 기업들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54.3%가 증가한 23.9조원을 기록했다.
3rd Party Logistics의 확산
일반적으로 기업이 성장하여 규모가 커지게 되면 핵심 분2야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중 투자하기 위하여 비주력 사업은 전문 기업에게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물류 업계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에는 대다수의 화주기업이 자사의 인력, 자산, 물류시설 등을 활용하는 1PL 형태로 물류 활동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사업이 확대될수록 재고관리나 물류 경로 변화에 효율적인 대처가 어려워지자, 물류업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나 계열사에게 위탁하는 형태로 2PL 개념이 등장했다. 국내 주요 2PL 기업으로는 현대글로비스, 롯데로지스틱스, LX판토스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이커머스 활성화에 힘입어 2PL에서 나아가 3PL 체계도 주목받는 추세이다. 2PL의 경우 모기업의 경영 상황에 따라 물동량에 영향을 받거나 독자적 위기관리가 불가하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반면 3PL은 특수관계에 있지 않은 전문 기업에게 물류 활동을 위탁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상하관계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2PL과 큰 차이가 있다.
기업이 3PL 물류 체계를 갖추는 경우, 복잡한 관리가 필요한 물류 사업 부문을 이관함으로써 주력 분야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사업 부문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을 보다 기민하고 유연하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물류시설 임대료나 시설비 등을 절감함으로써 마케팅이나 제조, 생산 등에 더 투자할 수도 있다는 이점을 가진다.
3PL이 확산되며 물류 전문 기업의 실적 또한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대표적인 국내 3PL 전문법인으로는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있으며, 이들의 매출액은 2017년 이후 지속 증대되어 2020년에는 41% 증가한 11.1조 원의 규모를 이루었다. 3PL 보편화는 물류 전문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견인하며 산업 활성화와 발전을 이끌고 있다.
공급과잉의 우려 : 물류센터 공급은 계속되어도 되는가?
지난 몇 년간 국내 물류센터 수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16년 국내에 신규로 등록된 물류센터는 176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인구사회구조 변화와 이커머스의 성장, 3PL 확산 등에 힘입어 물류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물류센터도 잇따라 증가하게 되었다. 2018년에는 254개, 2020년에는 729개의 물류센터가 신규로 등록되며 연간 등록 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다.
과연 이 많은 물류센터는 어느 지역에 생겨나고 있는 것일까? 국내 물류센터의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이 분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도권에는 매년 타 지역 대비 더 많은 물류센터가 신규로 등록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수도권 내 물류센터는 총 1,932개로 국내 전체 물류센터 중 42.9%를 차지한다. 경기 지역은 부지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고 중부·경부 · 영동고속도로 등 주요 교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서울과 접근성이 우수하다. 이에 따라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물류센터 입지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수도권 다음으로 물류센터가 많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은 영남권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으로 경남과 부산에만 각각 581개, 399개의 물류센터가 등록되어 있으며, 이는 국내 전체 물류센터의 22% 수준이다. 영남권이 주요 물류센터 권역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현황은 인구에 따른 수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남권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 수준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수도권에 이어 물류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부산이 국내 대표적인 수출입 항만 지역으로써 기본적으로 물동량이 많고 수출입에 유리한 입지로 인식된다는 점이 물류센터 수요 창출에 기여 중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난 2~3년간 물류센터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물류센터가 신규로 등록되었으니, 업계에서는 공급과잉의 우려가 제기될 법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는 주목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 현재도 많은 투자가 진행 중이다. 그 이유는 소비자와 유통 트렌드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가 앞으로도 물류센터의 수요를 꾸준히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로 변화된 온라인 소비가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소비습관이라는 것이 관성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이미 온라인 소비의 신속성이나 편의성을 경험해본 소비자들이 코로나 이전 수준만큼 오프라인으로 돌아올지는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2020년 국내 무점포 소매 판매 규모가 전년 대비 24.2% 증가한 반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판매는 부진함을 보이며 새로운 시장 판도를 반영하였다. 비대면 소비 패턴은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전망이며, 이로써 상품 보관이나 운반을 위한 물류센터 수요가 계속 동반될 것이다.
둘째, 최근 유통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D2C(Direct To Consumer) 트렌드가 물류센터의 부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2C는 물류 전문 기업의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자사몰이나 직영 매장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물류 방식을 의미한다. D2C 물류는 유통채널에 지불하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전반적인 브랜드 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소비자 빅데이터를 직접 수집·분석함으로써 맞춤형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다.
표준화된 물류 서비스가 보편적으로 행해지던 시기에 업계에서 직접 물류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와 직접 교류 및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게 여겨지며 Hy(한국야쿠르트), 한섬 등 다수의 기업이 D2C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사몰 물량을 전담하는 물류센터나 소비자와 가까운 도심 속 물류센터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는 움직임 또한 함께 활발해지는 중이다.
Q2. 집중 분포의 우려: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지는 않은가?
물류센터의 과잉 공급에 이어 제기되고 있는 우려는 이미 수도권 지역은 포화상태여서 투자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문제이다. 실제로 앞서 국내 물류센터의 분포 현황을 살펴본 바와 같이, 신규 등록 수를 기준으로 물류센터는 경기·수도권 지역에 많이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최근 4년간의 세부 지역별 물류센터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수도권에서는 과거 전통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광주, 용인, 이천 지역의 물류센터 신규 증설은 주춤하고 있다. 2016년 전후만 해도 수도권 내 물류센터는 교통의 요충지인 광주, 용인, 이천 등 남부 지역이나 김포, 인천 등 서북부 지역에 주로 밀집해 있었기에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평택, 안산, 안성 등 서남부권과 남양주, 파주, 고양 등의 지역에서의 물류센터 신규 증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실제로 4년 평균 증감률 비교 시 광주, 용인은 각각 40.6%, 41.5%에 그친 반면, 남양주는 무려 227.8%, 파주는 138.9%, 평택은 101.9%를 기록했다. 물류센터의 공급이 전통 권역에서 벗어나 경기 지역 서남부권이나 남양주, 파주 등의 주변 도시로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대표적으로는 물류 트렌드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서울과 높은 접근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 때문에 많은 3PL 기업들이 광주, 용인, 이천 지역을 선호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과 직선거리 기준으로 더 가까운 김포, 남양주, 파주, 평택 지역에서 신속한 배송을 필요로 하는 이커머스 임차 수요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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